GHG Protocol과 Scope 1·2·3 완전 이해하기
9월 2일, 2025 | 10분 읽기
“온실가스를 측정해야 한다는데, Scope가 뭔가요?”
ESG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입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Scope 1, 2, 3라는 용어들이 나오면서 혼란스러워집니다. “우리는 어떤 Scope를 측정해야 하는지”, “각각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온실가스 관리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Scope 구분과 측정 범위 설정입니다. GHG Protocol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중요한 배출원을 누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GHG Protocol의 기본 개념부터 Scope 1, 2의 구체적인 구분 기준과 측정 방법까지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합니다.
GHG Protocol이 무엇인가요?
온실가스 회계 처리의 국제 표준
GHG Protocol(Greenhouse Gas Protocol)은 기업과 조직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입니다. 1998년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왜 GHG Protocol을 사용해야 할까요?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왜 굳이 GHG Protocol을 사용해야 하나요?” 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관성과 비교 가능성 때문입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GHG Protocol을 기준으로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어서, 같은 기준으로 측정해야 다른 기업들과 비교가 가능하고, 투자자들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GHG Protocol의 핵심 원칙
GHG Protocol은 5가지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관련성(Relevance): 기업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을 적절히 반영해야 합니다.
완전성(Completeness): 선택한 범위 내의 모든 배출원을 포함해야 합니다.
일관성(Consistency): 시간이 지나도 동일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투명성(Transparency): 측정 방법과 가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합니다.
정확성(Accuracy): 측정 오차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 원칙들을 지키면 신뢰할 수 있는 온실가스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Scope 1, 2, 3 구분의 기본 개념
왜 Scope로 나누어서 관리할까요?
온실가스 배출을 Scope로 나누는 이유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생각해보세요. 공장에서 직접 연료를 태워서 나오는 온실가스도 있고, 전력회사에서 만든 전기를 사용하면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있습니다. 또한 원료를 공급받거나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온실가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각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Scope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입니다.
✅Scope 구분의 핵심 기준
Scope를 구분하는 핵심 기준은 통제권과 소유권입니다.
- Scope 1: 우리가 직접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 Scope 2: 우리가 구매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간접 온실가스
- Scope 3: 우리 가치사슬에서 발생하지만 직접 통제하지 않는 온실가스
이 구분이 명확해지면 각 Scope별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방향이 잡힙니다.
Scope 1: 직접 배출
Scope 1의 정의와 특징
Scope 1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직접 연료를 태우거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나오는 온실가스”입니다.
Scope 1의 핵심 특징
- 기업이 직접 통제 가능
- 측정이 상대적으로 정확
- 감축 활동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남
- 법적 책임이 명확함
Scope 1 배출원의 구체적인 예시
고정 연소 (Stationary Combustion)
- 공장의 보일러나 발전기에서 석탄, 석유, 가스 연소
- 사무실 난방을 위한 가스 보일러 가동
- 공정용 열 생산을 위한 연료 연소
“우리 회사는 제조업이 아닌데 Scope 1이 있을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사무실에서 난방용 가스를 사용한다면 그것도 Scope 1에 해당합니다.
이동 연소 (Mobile Combustion)
- 회사 소유 차량의 휘발유, 경유 사용
- 지게차, 크레인 등 장비의 연료 사용
- 회사 소유 선박이나 항공기의 연료 사용
공정 배출 (Process Emissions)
- 시멘트 생산 시 석회석에서 나오는 CO2
- 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온실가스
-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탈루 배출 (Fugitive Emissions)
- 냉장고나 에어컨에서 새어나오는 냉매 가스
- 파이프나 밸브에서 새어나오는 천연가스
- 폐수 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메탄
Scope 1 측정 방법
연료 사용량 기반 계산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연료량에 배출계수를 곱해서 계산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 연료 사용량 × 배출계수
예를 들어, 경유 1,000L를 사용했다면: 1,000L × 2.582 kg CO2eq/L = 2,582 kg CO2eq
활동 데이터 수집 팁
- 연료 구매 영수증이나 계량기 검침 데이터 활용
- 월별로 정기적으로 데이터 수집
- 연료 종류별로 구분하여 기록
- 용도별(난방, 운송, 공정 등) 구분 기록
Scope 1 관리의 핵심 포인트
정확한 경계 설정
“우리가 통제하는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임차 건물의 경우 누가 연료비를 부담하는지에 따라 Scope 1 포함 여부가 달라집니다.
배출계수 선택
국가 고유 배출계수를 우선 사용하고, 없으면 IPCC 기본 배출계수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제공하는 배출계수를 사용하면 됩니다.
품질 관리
측정 장비의 정기 검교정, 데이터 기록 및 보관 체계 구축, 내부 검토 절차 마련 등을 통해 데이터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Scope 2: 간접 배출 (구매 에너지)
Scope 2의 정의와 중요성
Scope 2는 기업이 구매한 전력, 열, 스팀, 냉각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을 말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Scope 2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특히 사무실 위주의 기업이라면 Scope 2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Scope 2가 중요한 이유
- 대부분 기업의 주요 배출원
-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감축 효과가 큼
-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지표
-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쉬움
Scope 2 배출원의 구체적인 예시
전력 (Electricity)
- 사무실, 공장의 전력 사용
- 조명, 컴퓨터, 생산 장비 가동
- 전기 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
열 (Heat)
- 지역난방 서비스 이용
- 외부에서 구매한 스팀 사용
냉각 (Cooling)
- 지역냉방 서비스 이용
- 중앙집중식 냉각 시스템 이용
Location-based vs Market-based 방법론
Scope 2를 계산할 때는 두 가지 방법론을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Location-based 방법론
해당 지역의 평균 전력 배출계수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력의 전력 배출계수를 사용합니다.
Scope 2 배출량 = 전력 사용량(kWh) × 전력 배출계수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력 배출계수: 0.4781 kg CO2eq/kWh
Market-based 방법론
실제로 구매한 전력의 배출계수를 반영하는 방법입니다.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녹색 프리미엄, PPA(전력구매계약)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했다면 그 부분은 배출량이 0이 됩니다.
“왜 두 가지 방법을 다 써야 하나요?”
Location-based는 전체적인 배출 현황을 파악하는 용도이고, Market-based는 기업의 실제 노력을 반영하는 용도입니다. 투자자들은 보통 Market-based 결과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Scope 2 측정 및 관리 방법
데이터 수집
- 전력 사용량: 전기 요금서나 스마트미터 데이터
- 열/스팀 사용량: 공급업체 청구서나 계량기 데이터
- 월별 또는 분기별 정기 수집
재생에너지 도입 계획
Scope 2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재생에너지 전환입니다.
-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가장 간단하고 비용 효과적
- 녹색 프리미엄 서비스: 한전의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
- PPA 계약: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장기 계약
- 자가발전: 태양광 패널 등 직접 설치
에너지 효율 개선
- LED 조명 교체
- 고효율 장비 도입
- 건물 단열 개선
-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Scope 1과 2 구분의 실무 포인트
헷갈리기 쉬운 경계선 사례들
회사 차량의 경우
- 회사 소유 차량의 연료 → Scope 1
- 회사 소유 전기차의 충전 → Scope 2
- 리스 차량의 연료 (우리가 주유) → Scope 1
임대 건물의 경우
- 우리가 전기료 직접 납부 → Scope 2
- 임대료에 전기료 포함 → Scope 3 (카테고리 8)
- 우리가 가스료 직접 납부 → Scope 1
자가발전의 경우
- 자체 태양광 발전 → 배출량 없음 (재생에너지)
- 자체 디젤 발전기 → Scope 1
- 자체 연료전지 → Scope 1
실무 판단 기준
소유권과 통제권 확인
- 우리가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가?
- 연료나 전력 구매 의사결정권이 우리에게 있는가?
- 에너지 비용을 우리가 직접 부담하는가?
에너지 형태 확인
- 연료를 직접 연소 → Scope 1
- 외부에서 구매한 전력/열/스팀 → Scope 2
실무에서 자주 하는 질문들
“우리는 어떤 Scope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권장 순서
- Scope 2 전력 사용량: 가장 측정하기 쉽고 데이터가 정확
- Scope 1 주요 연료: 가스, 경유 등 주요 연료부터
- Scope 1 기타 배출: 냉매, 공정 배출 등 순차 확대
“완벽하게 다 하려고 하지 마세요. 주요 배출원부터 시작해서 점차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데이터 부족 시 대안
- 전력: 전기 요금서에서 사용량 확인
- 가스: 도시가스 요금서 또는 LPG 구매 영수증
- 차량 연료: 주유카드 내역 또는 유류비 정산 내역
- 추정이 어려운 경우: 업종 평균 데이터 활용
“냉매 가스는 어떻게 측정하나요?”
냉매 관리 방법
- 에어컨, 냉장고 등 냉매 장비 목록 작성
- 연간 냉매 보충량 기록 (정비 업체 확인)
- 장비 폐기 시 냉매 회수량 확인
- 냉매 종류별 GWP(지구온난화지수) 적용
“재생에너지는 어떻게 반영하나요?”
재생에너지 처리 방법
- 자가발전 태양광: 발전량만큼 Scope 2에서 차감
- REC 구매: 구매량만큼 Market-based에서 차감
- 녹색 프리미엄: 해당 전력량의 배출계수 0 적용
- PPA 계약: 계약 전력량의 배출계수 0 적용
Scope 1, 2 관리의 다음 단계
목표 설정과 감축 계획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감축 목표 설정입니다.
단기 목표 (1-3년)
- 에너지 효율 개선: 5-15% 절약 가능
- 재생에너지 부분 도입: Scope 2의 10-30% 감축
- 연료 전환: 석탄→가스, 경유→전기 등
중장기 목표 (5-10년)
- 재생에너지 100% 전환 (RE100 참여)
- 전기화 확대 (전기차, 전기 보일러 등)
- 에너지 관리 시스템 고도화
감축 우선순위
1순위: 에너지 효율 개선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고 즉시 시작 가능
- LED 조명, 고효율 장비, 건물 단열 등
2순위: 재생에너지 전환 Scope 2 감축에 가장 효과적
- REC 구매 → 녹색 프리미엄 → PPA → 자가발전 순으로 확대
3순위: 연료 전환 장기적 관점에서 저탄소 연료로 전환
- 화석연료 → 바이오연료, 수소 등
모니터링 및 관리
정기적인 데이터 수집
- 월별 전력, 가스 사용량 모니터링
- 분기별 배출량 산정 및 목표 대비 실적 분석
- 연간 배출량 검증 및 개선 계획 수립
시스템화
-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도입
- 실시간 모니터링 대시보드 구축
- 자동 알람 및 이상 상황 감지
Scope 1, 2는 ESG 온실가스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측정이 쉽고 데이터가 정확하며,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어서 감축 효과도 빠르게 나타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보다는 시작입니다. 주요 배출원부터 차근차근 측정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관리 범위를 확대해 나가세요.
특히 Scope 2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대폭적인 감축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단순한 측정을 넘어서 적극적인 감축 활동으로 연결하여, 온실가스 관리가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정확한 Scope 1, 2 측정이 전체 온실가스 관리의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Scope 1, 2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전문 ESG 관리 솔루션 활용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Scope별 자동 계산, 사업장별 배출계수 업데이트, 데이터 근거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온실가스 관리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