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권 이후 ESG 산업의 변화: 단기 역풍과 장기 성장 동력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과 함께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반ESG 정책과 규제 완화 기조가 단기적으로는 ESG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동시에 ESG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요인들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반ESG 정책과 즉각적 영향

연방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완화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첫날부터 광범위한 ESG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2025년 1월 21일 발표된 “Ending Radical and Wasteful Government DEI Programs and Preferencing”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민간 기업들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제거하도록 압박한건데요.

또한 미국은 트럼프 하에서 두 번째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들의 배출량 공시를 요구하는 SEC 규칙을 차단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Financier Worldwide가 보도했습니다. 2025년 4월 8일에는 “Protecting American energy from state overreach”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을 통해 주 정부의 기후, 배출량 및 ESG 정책들을 대상으로 법무장관 팸 본디에게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ESG 펀드와 투자 시장의 단기적 타격

Conference Board가 미국과 다국적 기업의 고위 지속가능성 및 ESG 임원 1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80%의 기업들이 법적·정치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ESG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고 Fortune이 전했습니다.

글로벌 지속가능 펀드는 2025년 1분기에 86억 달러의 기록적인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유럽 투자자들은 2018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2억 달러의 ESG 투자를 순매도했다고 IEEFA가 분석했습니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기후 이니셔티브에서 탈퇴하고 있으며, BlackRock도 2025년 1월 10일 Net Zero Asset Managers(NZAM)에서 철수를 발표했다고 Vinson & Elkins가 보고했습니다.

부정적 영향의 한계와 대응 양상

“그린허싱(Greenhushing)” 현상의 확산

많은 기업들이 “그린허싱”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ESG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자제하는 것인데요. Fortune의 보도에 따르면, Conference Board 조사에서 기업들의 대다수가 ESG 정책을 조정하고 있지만, 단지 6%만이 상당한 변화를 보고했습니다.

주 정부와 국제적 차원의 지속적 추진

트럼프 정책에도 불구하고 블루스테이트들은 서로 연합하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여 ESG 목표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Financier Worldwide가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4월 주정부의 기후 및 ESG 정책을 차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연방과 주 정부 간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고 ESG Dive가 보도했습니다.


ESG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

1. 투자자 선호도의 점진적 변화

세대 간 ESG 인식 차이

Bank of America Private Bank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21~43세 투자자의 82%가 투자 결정 시 기업의 ESG 기록을 고려하는 반면, 44세 이상 투자자는 35%만이 ESG를 고려한다고 Merrill Lynch가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전체 응답자의 41%가 ESG를 투자 결정에 고려한다고 답해, 이것이 단순히 젊은 세대만의 트렌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Bank of America Private Bank의 분석가들은 “지속가능성을 통한 기업 분석이 틈새에서 주류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 기후 리스크의 현실화와 물리적 위험 증가

투자자들의 기후 리스크 인식 확산

Robeco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의 62%가 기후변화를 투자 정책에서 ‘중요한’ 또는 ‘핵심적인’ 요소로 보고 있으며, 향후 2년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고 IEEFA가 인용했습니다.

KeyESG의 지속가능성 통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기후 관련 기상 이변으로 인한 공급업체들의 비용이 1.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글로벌 규제와 표준화의 지속적 강화

유럽과 아시아의 ESG 규제 확대

Michigan Journal of Economics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그린딜과 지속가능 금융공시 규제(SFDR) 등의 프레임워크는 지속가능성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국내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이러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Ramboll이 분석했습니다.

Rothschild & Co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AI 기반 ESG 투자와 청정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으며, 대만과 중국이 선두에 서 있습니다.

4. 소비자 행동과 직장 문화의 구조적 변화

Z세대와 밀레니얼의 소비 패턴

Nasdaq의 보고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의 대다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 구매를 선호하며, 지속가능한 제품에 10% 더 지출할 의향이 있는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Nielsen 조사에서는 Z세대 소비자의 75%가 지속가능성이 브랜드명보다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직장에서의 ESG 요구 증가

Deloitte가 44개국 22,800명 이상의 Z세대와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46%와 밀레니얼의 42%가 환경적 영향 우려로 인해 직장을 바꾸거나 바꿀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ESG Today가 보도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주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압박하고 있으며, 4분의 3 이상이 정부가 기업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5. 투자 성과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의 우수성

ESG의 금융적 메리트

EY의 2020년 CCaSS 기관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들이 리스크가 낮고, 장기적으로 더 나은 위치에 있으며, 불확실성에 더 잘 대비되어 있다고 점점 더 믿고 있습니다.

ScienceDirect에 발표된 2012~2021년 영국 증시 데이터 분석 연구에서는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더 낮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KeyESG의 통계에 따르면, ESG 등급이 높은 기업들은 평균보다 14% 높은 직원 만족도를 보이며, 투자자의 50.1%는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더 낮은 자본 비용을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하에서의 ESG 산업 적응 전략

1. 용어와 프레이밍의 전략적 변화

Corporate Governance Institute의 분석에 따르면, 많은 투자자와 기업들이 ESG 프레임워크 내에서 계속 작업하고 있지만, 이를 사회적 목표보다는 경제적 수익, 경쟁력, 리스크 완화의 관점에서 재브랜딩하고 있다고 McNeeslaw가 분석했습니다.

BlackRock CEO 래리 핑크는 2023년에 정치적 논란 때문에 ESG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했지만 그 원칙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Corporate Governance Institute가 보도했습니다.

2. 주별 규제 환경에서의 전략적 대응

Conference Board의 앤드루 존스 수석 연구원은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와 뉴욕 같은 주에서는 거의 모든 기업이 사업을 하기 때문에, [해당 주의 정책들이] 사실상 연방 규칙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 효과(California Effect)의 실질적 영향

이는 “캘리포니아 효과”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매우 구체적인 시사점을 갖습니다. 캘리포니아의 SB 253과 SB 261은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하는데, Harvard Law School 분석에 따르면 Fortune 1000 기업의 75%가 이 법안의 적용을 받는다고 합니다.

Deloitte 분석에 따르면, 뉴욕, 일리노이, 워싱턴 주도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Spencer Fane의 2025년 2월 분석에서는 콜로라도, 일리노이, 뉴저지, 뉴욕이 캘리포니아와 유사한 ESG 공시법안을 제안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연방 정부 ESG 규제 철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ESG 규제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공급망을 통한 규제 확산

더 중요한 것은 공급망 효과입니다. IRIS Carbon의 분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지 않더라도, 그곳에 공급업체나 고객이 있다면 특히 Scope 3 배출량 보고와 관련하여 이러한 규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전국의 기업들이 캘리포니아 기업들과 거래하기 위해 ESG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글로벌 표준과의 지속적 정렬

Corporate Governance Institute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지난 18개월 동안 국가 선거를 경험했으며, 트럼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새로운 정부들이 2030년까지 어떤 형태로든 ESG 관련 원칙에 계속 전념하고 있습니다.


장기 전망: ESG 산업의 불가역적 성장 동력

시장 규모의 지속적 확대

University of Chicago 강사이자 Impact Engine CIO인 프리야 파리시가 Fortune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2024년 말 현재 ESG 자산의 글로벌 가치는 2030년까지 35~5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Michigan Journal of Economics의 분석에 따르면, Bloomberg Intelligence 데이터를 인용하여 ESG 펀드가 국제적으로 성장하여 운용자산이 40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기술 혁신과 ESG 데이터의 발전

Morgan Stanley의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의 발전으로 ESG 데이터와 모델링 기법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더욱 정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평가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인재 시장에서의 구조적 변화

Morgan Stanley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과 EU에서 지속가능성 기술에 대한 금융 분야 수요가 급증하여 2021년과 2022년 사이 채용이 17% 증가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인재 부족 상황이며, 일부 기업들은 이미 ESG와 지속가능성 기술을 가진 인재에게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습니다.

단기 역풍 속에서도 확고한 장기 성장 궤도

트럼프 정권의 반ESG 정책은 분명히 단기적으로 ESG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역풍은 ESG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요인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BDO 조사에 따르면 CFO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 선거 이후에도 지속가능성 중심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으며, 44%는 지속가능성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고 Financier Worldwide가 보도했습니다.

CNBC의 분석에 따르면, ESG 투자에 대한 정치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ESG 투자에 대한 ‘게임 오버’는 아니다”라고 Capital Economics의 다이애나 이오바넬 선임 시장 경제학자가 연구 노트에서 밝혔습니다.


결국 현재의 정치적 역풍은 ESG 산업으로 하여금 더욱 견고하고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논란을 초월한 주류 투자 및 경영 전략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적 요구이며, 단기적 정치적 변동보다는 장기적 구조적 변화의 힘이 더 강력하게 작용할 것입니다.